옷차림이 가벼워지는 계절이 찾아오면 누구나 한 번 쯤 다이어트 결심을 하곤 한다. 하지만 다이어트의 핵심인 ‘건강한 식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다이어트 최대의 적인 ‘과식’이 항상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자꾸 과식의 유혹에 빠지는 것일까.
최근 미국 코넬 대학(Cornell University)의 식품 브랜드 연구소(Food and Brand Lab)는 부엌의 모습과 환경이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엌은 그 모습에 따라 과식으로 들어서는 입구가 될 수도 있고, 건강한 식습관의 시작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식품 브랜드 연구소는 총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은 부엌의 청결도와 식욕 간의 관계였고, 두 번째는 부엌에 어떤 식료품을 놓느냐에 따라 비만도가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부엌의 청결도와 식욕 간의 상관관계를 실험하는 연구에는 총 196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 중 절반은 깨끗하고 조용한 부엌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은 닦지 않은 접시, 신문지, 음식물 등이 놓인 더러운 주방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연구진들은 두 집단이 머물고 있는 부엌 식탁 위에 과자와 쿠키 등을 놓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더러운 부엌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이 청결한 부엌에 있던 사람들보다 두 배가 넘는 양의 쿠키를 먹었다. 더러운 부엌이 사람들로 하여금 청결한 부엌에 있던 사람보다 10분 간 53칼로리가 넘는 양을 섭취하게 만들었다.
연구를 이끈 레니 바타니안(Lenny Vartanian) 박사는 “사람들은 주로 정돈되지 않은 환경이나 감정 통제가 힘들 때 과식을 한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퇴근한 뒤 과식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퇴근한 뒤 집에 돌아오면 아침에 급하게 출근 하느라 남긴 음식물 혹은 어지럽혀 있는 접시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우리는 하루 종일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피로도가 쌓여 배고픔에 대한 조절이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실험에선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 200명에게 자신의 주방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연구진은 부엌에 놓인 식료품과 사람의 비만도 간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부엌 곳곳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놓아둔 사람이 시리얼이나 설탕, 조미료와 같은 식료품을 놓아둔 부엌의 주인보다 평균 24에서 26파운드 가량 몸무게가 덜 나갔다.
또한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대용량 식품들이 많이 배치돼 있는 부엌의 주인들이 일반 용량의 식품들을 많이 비치해 둔 사람보다 비만률이 높았다고 발표했다. 과자나 감자칩 같은 간식들을 눈에 보이는 곳에 놓아둔 사람보다 선반이나 서랍에 넣어둔 사람의 비만도가 훨씬 적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바타니안 박사는 “다이어트를 꿈꾼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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