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발부터 공금 횡령에 금품 상납까지 수영계 전반의 총체적 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대한수영연맹을 장악한 연맹 간부들의 비리에 선수들은 배신감과 억울함을 토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대한수영연맹 임원·감독 선임과 국가대표 선발 등을 대가로 연맹 내 다른 임원 등으로부터 모두 4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전무이사 정 모씨를 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14명을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22일 밝혔다.
대한수영연맹 홍보이사(전남수영연맹 전무이사) 이 모씨는 선수들 훈련비 6억1000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강원수영연맹 전무이사) 이 모씨도 다른 연맹 임원 2명과 함께 훈련경비를 부풀려 총 13억2000만원을 빼돌린 뒤 도박자금으로 탕진한 혐의(특경법상 횡령)로 구속 기소됐다. 대한수영연맹 부회장 정 모씨, 생활체육이사 임 모씨, 수구 국가대표 감독 안 모씨 등 4명도 수영장 시설 관련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하고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부산 광주 인천 등 지역수영연맹의 이사도 겸직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수영장 시설 공인인증 등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뒷돈을 건넨 시설공사업체 D사 대표 이 모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다른 시설 관련 업체 관계자 3명도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경영 외에 비리 의혹이 제기됐던 다이빙과 싱크로나이즈스위밍 종목에 대한 수사도 벌였지만 금품이 오고 간 흔적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선수들이 선발이나 평가, 훈련비 지급 등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을
검찰 관계자는 “수영계는 학연·지연, 사제·선후배 관계로 끈끈하게 얽혀 폐쇄적인 구조였다”며 “파벌을 형성한 특정 인맥이 장기간 대한수영연맹과 지역수영연맹을 장악하고 수영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이번 수사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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