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을 거부한 회사원에게 온종일 벽만 보고 대기하도록 한 회사가 있습니다.
결국, 버티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사직을 종용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12월 사원들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한 두산모트롤.
명예퇴직을 거부한 47살 이 모 차장이 사물함을 보고 있는 책상에 홀로 앉아 있습니다.
별다른 업무도 없이, 일주일 넘게 벽과 책상만 보도록 하는 처분에 따른 겁니다.
이것도 모자라 10분 이상 자리 이탈 시 팀장 보고, 스마트폰 사용 금지, 개인 서적이나 어학공부 금지 등의 다소 비인간적인 행동수칙도 강요했습니다.
▶ 인터뷰 : 두산모트롤 노조 관계자
- "인격을 엄청나게 침해받은 거니까요. 건강도 사실 안 좋았고요. 정신과 치료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방산업체의 특성상 비밀 유지를 위해 스마트폰 사용 금지 등 외부와의 접촉을 끊게 한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두산모트롤 관계자
- "직무가 대기상태에 들어갔으니까 본인만 (일반 책상) 옆에 책상을 놔둔 거지요."
노조 측의 문제제기에 이 차장은 다시 자재관리부서로 발령이 났지만, 본래 업무인 해외영업과는 전혀 무관한 부서라 결국 해고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김두현 /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 "몇 년 전에도 그런 분들에 대해서 똑같이 대기발령을 하고 몇 달 버티게 하다가 스스로 사직서를 쓰고 나가게 하는…"
이 회사 노조는 노동부에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구제 신청을 내는 동시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