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이 끊긴 심야 시간에 승객들이 부르면 달려오는 이른바 '심야 콜버스'가 다음달부터 서울 일대에 도입됩니다.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서울 강남 지역에 현재 시범운행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부르면 오긴 하는데 대기 시간이 들쭉날쭉 한게 흠이라죠?
윤범기, 황재헌 기자가 직접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자정을 넘긴 서울 강남역.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발을 동동 구릅니다.
"택시를 잡으려고 하면 항상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기만 하고 절대로 태우진 않더라고요."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이렇게 심야에 택시 잡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콜버스'라는 서비스가 도입됐는데요. 진짜 부르면 버스가 오는지, 제가 직접 콜버스를 호출해 보겠습니다. "
먼저 콜버스앱을 다운받고, 출발지점인 강남역과 도착지점인 방배역을 입력한 후 버스를 호출합니다.
탑승번호와 함께 승차 위치를 알려주고, 5분 뒤 버스가 도착한다는 신호가 뜹니다.
콜버스 앱이 알려준 승차위치인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정류장에 도착하자 1분뒤 버스가 온다는 안내가 뜨고, 곧이어 노란색 버스가 다가옵니다.
직접 타봤습니다.
방배역으로 이동하는 중엔 버스 위치가 핸드폰으로 지도에 표시됩니다.
다른 승객이 승차 위치를 몰라 해매자 기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알려줍니다.
"역삼역 6번 출구 있잖아요. (6번 출구요?) 네 6번 출구 바로 위에 비상 깜박이 켜놓고 있어요."
약 8분 만에 목적지인 방배역에 도착했습니다.
기다린 시간까지 포함해 약 13분 밖에 안 걸렸습니다.
시범운영 기간인 만큼 아직은 요금도 무료입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콜버스 측은 거리에 비례해서 택시의 절반 정도로 요금을 책정한다는 방침입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이번엔 불편하거나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 건지 제가 콜버스를 이어서 타본 뒤 알아보겠습니다."
강남역에서 방배역으로 한번 더 가보겠습니다.
이번엔 18분을 기다리면 탈 수 있다고 안내됩니다.
버스가 내 위치에서 멀리 있으면 오래 기다려야합니다.
그런데 승차위치로 가서 2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봄이 왔다지만 여전히 새벽 공기는 찹니다.
▶ 인터뷰 : 김세진 / 콜버스 탑승 승객
- "금방 탈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좀 추워요."
기자는 30분, 김세진 씨는 거의 40분 만에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세진 / 콜버스 탑승 승객
- "38분 기다린 것 같아요. 후회되긴 해요. 진작에 (택시) 탔어야 했는데…."
콜버스는 승객이 한 명 뿐일 땐 최단거리로 오지만 비슷한 목적지로 가는 승객이 많을 땐 일일이 태우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을 예상할 수 없는 겁니다.
결국 같은 방배역을 가는데, 1차 시도 때보다 2배 이상인 4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심지어 콜버스를 불러놓고는 그 사이 택시를 타고 가버리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 인터뷰 : 콜버스 운전기사
- "승객이 안왔나요?"
- "네."
▶ 인터뷰 : 콜버스 운전기사
- "어디래요?"
- "술 취해서 못 찾는 모양이던데요."
취객들이 많은 시간에 운영되는데도, 운전자 보호 칸막이가 없는 것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힙니다.
무엇보다 현재 서울 강남과 서초구만 다니는 버스의 운행 지역을 넓혀야 오는 4월부터 공식 도입되는 서비스가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hwang2335@gmail.com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