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국내 5개 대학이 세계를 선도하는 창조적 연구를 위해 정부의 연구업적 평가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이들 5개 대학에 따르면 각 대학 연구부총장은 최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oGo)의 바둑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 등 여러 연구 분야에서 해외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의기의식을 가지고 정부에 연구자 평가방식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에 합의했다.
5개 대학은 선언문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 동안 논문의 양과 대학 평가순위가 비약적으로 좋아졌지만 정량적 연구실적은 거의 정체 상태이며 특히 피인용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그동안 연구 과제가 과학기술인용색인(SCI) 국제학술지 논문 수와 IF(Impact Factor·영향력 지수)등 정량적 지표 위주로 평가돼 연구자들이 인기 있는 연구에만 몰리고 논문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비를 신청할 때 본문을 최소 50페이지 이상 작성하도록 요구하면서 정작 연구 결과에 대해선 사후평가를 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창의적인 연구를 위해 연구자에 대한 정부의 연구업적 평가 시스템이 대폭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구과제 및 업적을 평가할 때 전문가 집단에 의한 정성평가를 전면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연구과제의 정량적 목표 달성보다는 연구주제가 모험적이고 도전적인지, 성실하게 연구를 수행했는지 등을 높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성을 이유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평가자 풀에서 배제해 평가의 전문성, 신뢰성을 떨어뜨리지 말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대학 내 업적평가 시스템도 개선하겠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개발 재원의 상당 부분을 정부 연구비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이같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 선언문을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이들이 공동 선언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정슬기 기자 / 황순민 기자 / 김희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