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오인신고…억울하지만 호소 어려워

【 앵커멘트 】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신고도 늘고 있는데요.
신고는 장려해야 할 일이지만 엉뚱하게 가해자로 몰려 마음에 상처를 입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던 김선규 씨.

지난해 4월, 다섯 살 여자아이의 발바닥을 바늘로 찔렀다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 스탠딩 : 신지원 / 기자
- "문제가 불거진 지 일주일 뒤에는 경찰이 어린이보호차량에 달린 블랙박스를 수거해갔고, 김 씨는 3주에 걸쳐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씨는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김선규 / 아동보호차량 운전사
- "경찰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니까…. (동료 기사들이) 자기들끼리 모여서 "쟤가 찔렀대, 아이 발바닥을 찔렀대" 수군수군하니까…. 도저히 거기서 생활할 수가 없잖아요."

14개월 난 아이의 엄마 이서연 씨도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렸던 기억이 마음의 상처로 남았습니다.

고열에 시달리던 아이가 울자 이웃이 이 씨를 신고했고, 한밤중에 경찰이 집에 들이닥쳤습니다.

▶ 인터뷰 : 이서연 / 서울 방학동
- "무슨 일이냐고 하니까 아동학대 신고 들어왔다고…. 너무 황당하고 그때 저도 되게 힘들었거든요.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애는 애대로 아파하고 울고 있으니까…."

2014년 3만 2천여 건의 신고 가운데 실제 학대 사례는 3분의 1 정도였고, 나머지 2만 여건은 오인신고나 단순조치에 그친 경우였습니다.

하지만 아동학대를 막아야 한다는 데는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퍼져 있기 때문에, 엉뚱하게 신고를 당해도 억울함을 호소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MBN뉴스 신지원입니다.

영상취재 : 한영광·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