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서서 일하다 뇌경색…법원 “업무상재해 아냐”

대형마트의 명절선물 판촉행사에서 열흘동안 하루 8시간씩 서서 일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근로자가 자신을 고용한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단독 정회일 판사는 식품업체 판촉직원으로 일했던 이 모씨(50)가 “업무상 재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근무한 기간이 열흘밖에 되지 않고 점심시간을 제외한 하루 8시간 근무가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이씨가 근로계약 당시 10일 연속 근무에 동의했고 회사측이 휴일근무 수당을 지급해 근로기준법을 어기지 않았다”며 “피고가 원고의 근로내용·여건에 따른 업무상 재해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씨는 2008년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 식품업체의 판촉 직원으로 고용돼 하루 8시간씩 10일간 추석 선물세트 홍보 업무를 맡았다. 이씨는 이 일이 끝난 다음 날인 추석 당일 뇌경색으로 팔과 다리가 마비돼 쓰러졌고, 수술을 받았으나 몸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이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겨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고 휴업·요양급여 등을 받았다. 이씨는 또 “회사가 항상 서서 일하게 했고, 열흘동안 쉬지않고 계속 근무하게 하는 등 근로기준법과 산업보건기준 규칙상 ‘의자 비치 의무’를 위반했다”며 치료비 등 4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