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박현정 당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직원들에게 막말과 성추행을 했다는 시향 직원들의 의혹 제기는 모두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명훈 전 시향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배후에서 직원들과 600여 차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직원들의 투서 과정에 개입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박현정 전 시향 대표 명예훼손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명훈 전 감독의 보좌역 백모 씨(40·여) 등 시향 전·현직 직원 10명을 무더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구순열 씨가 음해의 배후에 있다고 보고 구 씨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키로 했다. 구 씨는 미국 국적자로 지난 4차례의 경찰 소환통보에 불응하며 해외 체류 중이다. 기소중지 조치가 이뤄지면 구 씨는 국내에 들어와 경찰 조사에 응하기 전까지 공소시효가 그대로 살아있게 된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시향 직원들의 통화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K씨(구 씨를 지칭)가 지난 2014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정 전 감독의 보좌역 백 씨와 600여회에 걸쳐 박현정 전 대표의 퇴진 문제와 정 전 감독의 재계약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자 대화를 나눴다”며 “방대한 문자의 양과, 문자 내용의 취지, 뉘앙스 등을 볼 때 K씨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기소중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백 씨 등 시향 직원 17명 명의로 서울시의회와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한 투서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희롱을 당했다는 직원 곽모 씨의 주장과 달리 성추행 상황이 없었다는 예술의 전당 직원 등 동석자들의 일관된 진술이 있었다”며 “폭언·막말 의혹은 심지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직원
경찰은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구 씨에 대해 거듭 “미국 국적자인 구 씨가 스스로 한국에 입국해 조사를 받기 전까지 경찰이 강제로 조사를 할 권한이 없다”며 경찰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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