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실종된 큰 아들의 마지막 말이 비수가 되어 남아있는 아버지…
1일 방송된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는 실종된 큰 아들을 기다리는 김대진 씨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파를 탔습니다.
19년 전 IMF 당시, 큰 아들은 사업에 실패하자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습니다.
큰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오성자 씨는 "파출소 경찰 말처럼 자기가 '나 여기 있습니다' 하고 나와야 찾지, 내가 (큰 아들을) 찾겠다고 온 천지를 헤매도 작정하고 숨어버리면 못 찾는 거지요"라며 눈물을 훔칩니다.
이어 "바닷가며 어디며 내가 안 가본 데 없이 다 헤매 봐도 (없어), 나도 이게 부질없는짓인 거 알면서도 했어요 뜬구름 잡는 거 아니겠어요"라고 한숨을 내쉽니다.
실종신고도 하고 답답한 마음에 점집에도 들락거려 봤지만 지금껏 큰 아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동생 김현인 씨가 "(큰 형을) 그냥 봤다는 사람만 있지, 형을 만나서 얘기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잖아요"라고 말하자 어머니 성자 씨는 "그 친구 있잖아"라며 "저기 주소도 있고 이름도 있어"라고 토로합니다.
↑ 휴먼다큐/사진=MBN |
19년 동안 고이 보관해온 한장의 사진, 성자 씨는 "얘가 우리 큰아들이에요"라며 사진 한장을 들어보입니다. 혹여 아들을 찾을 단서가 될까 싶어, 아들의 친구 이름이 적힌 메모부터 각종 명함까지 다 모아뒀습니다.
빛 바랜 이 종이 뭉치는 어머니의 실낱같은 마지막 희망입니다.
이렇게 19년째 수소문하고 또 허탕치기를 19년째 되풀이 하고 있지만 포기할수 없는 가족들, 그 중에서 특히 아버지는 큰 아들에게 한 마지막 말이 비수가 되어 남아있습니다.
아버지 김대진 씨는 "그게 (마음에) 걸리지 뭐, '너는 이자를 갚을 때까지 집에 들어올 생각 하지 마라' (큰 아들한테) 그 말 한 게 (마음에) 걸려요 (내가) 제일 잘못 했어요"라고 흐느낍니다.
이에 현인 씨가 "큰 형에게 돈 허투루 쓰지 말라고 한 말 아니에요"라며 아버지를 위로하자, 아버지는 "그렇지 그러니까 여태 아무 소식도 없는 거 아냐"라고 자책합니다.
"아니에요 세상에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 어디 있어요" 형인 씨는 끝까지 형과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홀연히 사라진 아들이 그저 원망스럽더니 세월이 갈수록 그 옛날 아들에게 했던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조차 알수 없는 날들이 길어지면서 다잡았던 마음도 자꾸만 약해져 갑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말없이 보낸 가족 오늘은 산골의 하루가 더디 저물 것 같습니다.
방송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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