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을 맞아 거리 곳곳에 태극기가 걸렸습니다.
서울 은평구에서는 거리에 내걸린 태극기가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태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삼일절을 맞아 거리 곳곳에 펄럭이는 태극기.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빛이 바래져 있고 훼손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정상훈 / 서울 갈현동
- "하나는 잘 관리가 된 거 같은데, 하나는 지저분해 보여서 정부 쪽에서 잘 관리를 안 한 거 같은데."
알고 보니 이 태극기는 지난 2009년 북한산 자락에 있는 사찰 진관사에서 발견된 태극기입니다.
사찰에 머물던 백초월 스님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독립신문 등과 함께 9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은평구는 삼일절을 맞아 진관사 태극기 1,360여 기를 현재 사용하는 태극기와 함께 달았습니다.
지금의 태극기와 비교하면 4괘 가운데 달과 해를 상징하는 감괘와 이괘의 위치가 달라졌고,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다는 의미에서 일장기 위에 그려졌습니다.
태극 문양도 지금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데, 복잡한 문양이 점점 단순해져 광복 이후 지금의 태극문양을 갖춘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 계호 / 진관사 주지 스님
- "백초월 스님은 오로지 나라를 찾아야겠다는 이런 의미에서…."
거의 100년 만에 빛을 본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의 태극기가 처절했던 독립운동의 정신을 웅변해 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태윤입니다. [5tae@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