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보셨던 것처럼 집회현장에 실제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다만, 영상을 통해서 나타난 사람들이 마치 유령처럼 보인다고 해서 일명 유령집회라고도 불리는 행사가 어제 열렸는데요.
사회부 오태윤 기자와 함께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애초에 경찰이 영상 속 유령 시위도 제재할 수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 제재를 한다면 그 이유는 어떤 점 때문인가요?
【 기자 】
유령집회에 담긴 내용은 집회인데 집회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이 경찰이 제재하려던 이유입니다.
행사를 연 앰네스티 측은 이번 유령집회에 실제 사람이 현장에 등장하지는 않은 만큼, 집회로 신고하지는 않고 문화제로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집회 및 시위와 관한 법률을 적용해 공권력을 행사하려고 한 것이죠.
유령집회에 관한 명확한 성격이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법률을 적용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는데요.
어쨌든 경찰은 일반적인 집회·시위와 같이 취급해서 교통을 방해한다든지, 시민들이 박수를 치거나 함성을 지르는 등 집회의 모습을 보인다면 원론적으로 제재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 질문 2 】
집회 시위에 나오는 집회 기준은 일단 여러 사람이 모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 집회의 사전적인 정의를 보면요, 여러 사람이 어떤 목적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모이는 것을 말하는데 어제는 모여야 하는 주체인 사람은 없었습니다.
「 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의 시위의 정의도 역시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모여 위력을 행사하는 등 사람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사람의 형상을 한 홀로그램은 있었지, 집회와 시위의 주체인 사람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경찰이 제재하겠다고 한 게 더 논란이 된 것이죠.
【 질문 3 】
어제 사람들이 홀로그램 영상 속에서 주장했던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이었나요?
【 기자 】
사실 어떤 구체적인 내용이나 요구 사항을 담은 것은 아니고, 헌법에 나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영상을 보시면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주의를 보장하라, 집회의 자유는 불법이 아니다 이런 내용을 영상 속에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상의 마지막에서는 집회는 인권이다는 내용을 담으면서 유령들의 집회는 오늘이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유령이 아닌 진짜 사람들이 누리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요구한다고 한 것이죠.
【 질문 4 】
이런 형태의 집회는 아직 본 적이 없는데, 국내에서는 처음인가요?
【 기자 】
그렇습니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형태의 집회는 딱 한 번 있었을 뿐입니다.
지난해 4월 스페인에서 있었던 '홀로그램 포 프리덤' 인데요.
법으로 공공기관에서의 집회를 금지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 2천여 명이 모여 영상으로 집회를 한 겁니다.
어제 열렸던 홀로그램 유령집회도 스페인에서의 집회를 벤치마킹했다고 합니다.
【 질문 5 】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홀로그램 시위를 한 건가요?
【 기자 】
네. 먼저 이 홀로그램 유령집회를 열게 된 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를 소개를 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인권단체로 인권을 보호하려고 설립된 단체입니다.
그런데 이 앰네스티의 한국지부가 지난해부터 대한민국의 집회·시위문화에 대한 통제가 과도하다며 문제로 삼았던 것이죠.
이들도 처음부터 이런 행사를 기획했던 건 아니라고 합니다.
원래는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집회를 열려고 했었다는데 경찰이 교통혼잡을 유발할 수 있다며 불허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앰네스티가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실제 사람이 아닌 홀로그램을 활용한 것이죠.
【 앵커멘트 】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오태윤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