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인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500여개 공사가 무자격자에 의한 건축·시공으로 드러났다.
불과 2년 전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로 2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종합건설 면허 대여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종합건설업 등록증을 대여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인천 부평 소재 A종합건설사 대표 김모씨(48)를 구속하고, 빌린 등록증으로 무면허 공사를 한 빌라 건축주 송모씨(48) 등 240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무면허 공사업체에 등록증을 대여할 목적으로 종합건설회사를 설립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7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브로커를 동원해 착공허가에 필요한 종합건설업 등록증 등 서류를 송씨 등에게 빌려준 뒤 그 댓가로 건당 100만~500만 원씩 총 20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 240명은 빌린 등록증으로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서 534개 공사를 진행했다. 이 중에는 이미 공사가 완료돼 준공검사가 끝난 곳도 있다.
경찰은 이미 준공검사가 끝난 현장에 대해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무면허로 시공중인 공사현장에 대해서는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도록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경찰조사에서 “종합건설업체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워 등록증 대여는 관례”라고 진술해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 이후에도 안전 불감증이 여전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무면허 업자가 공사를 하면 완공 후 하자가 생겨도 보수 책임을 지지 않아 결국 입주자들이 피해를 입게된다”면서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국토교통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일 수법으로 종합건설 등록증을 대여한 건설회사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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