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이 서울대를 얼마 못 가 속상하다"
교사 한 명의 푸념이 아니라, 서울의 한 고교 졸업식에서 이사장이 한 축사의 일부분입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은광여고에서 김승제 재단이사장이 졸업식 축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학생과 학부모 600여 명을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서울대에 들어간 학생이 7명밖에 안 된다"며 명문대 입학자가 올해에는 졸업생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잘못한 것이냐, 학교가 잘못한 것이냐고 청중에게 묻기도 했습니다.
예년보다 다소 처진 대입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낸 겁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인터넷은 들끓었습니다.
학생들도 당황스럽습니다.
▶ 인터뷰 : 은광여고 학생
- "재수하는 언니들도 많았을 텐데 학부모들 다 있는 곳에서 이사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평이 안 좋긴 하죠."
김 이사장은 "서울대 진학이 줄어 속상하다고 한 것은 맞지만 농담 섞인 얘기였다며, 축사는 은광여고가 일류대를 많이 가니 자긍심을 가지라는 취지였다고 말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입시학원을 운영하다 2002년 은광여고 재단을 인수했으며, 학원 강사를 스카우트해 학교를 입시 명문으로 만들었습니다.
김 이사장은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학벌사회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 현실을 깨는 것이 스승의 역할은 아닌지 되물어 볼 일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