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택배 훔쳐 온라인 사이트에 판 명문대 출신 백수 붙잡혀

명절 연휴기간에 집중적으로 배송되는 택배 물품 수천만원 어치를 훔쳐온 30내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과 송파, 경기 성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지난 2월부터 1년 동안 남의 집 현관 앞에 배달해놓은 택배 물품 약 560점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김모(33. 무직)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경비원이 없고 보안이 취약한 연립주택 등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특히 지난해 구정, 추석, 올해 신정 등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연휴기간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택배 물품에 적인 배송장을 보고 고가로 추정되는 물건만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미리 준비해놓은 오토바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훔친 물건들을 거주지인 송파구 소재옥탑방으로 가져온 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처분했다. 560점 중에는 벽걸이 TV가 500여개로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50만원 상당의 한약, 30만원 상당의 전자밥솥, 고가 패딩점퍼 등도 포함돼있었다. 경찰은 김씨의 주거지에서 김씨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수백개의 택배물품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추석 무렵에 명절 택배 물품이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수차례 받고 수사에 착수해 CCTV 분석을 통해 지난 4일 김씨를 강남구 역삼동에서 붙잡았다. 명문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 씨는 조경회사 연구원으로 1년여간 일하다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둔 이후 생활고를 겪게 돼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연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