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 발사 계획 통보에 정부 "혹독한 대가 치룰 것"
↑ 북한 위성 발사 계획 통보/사진=연합뉴스 |
북한이 인공위성을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국제기구에 통보한데 대해 우리 정부는 3일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경고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궤적을 추적하는 해군 이지스함을 추가 배치하는 등 감시태세를 강화했습니다.
북한은 전날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에 오는 8~25일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쏘아올리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날 "만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이는 한반도는 물론 이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국제사회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엄중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와 관련 이런 내용의 정부의 공식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인공위성 확보 목적이라고 해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695호를 시작으로 2013년 채택된 2094호까지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일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인공위성 확보를 빙자한 사실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에 대해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위반하는 무책임한 도발적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실제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의미한다"며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비난했습니다.
한·미·일은 지상과 해상, 공중은 물론 우주까지 가용한 탐지 전력을 모두 동원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동향 감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지상 배치 레이더인 그린파인(탐지거리 500㎞)과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총동원 중이며, 서해와 제주도 남방해상에 이지스 구축함(탐지거리 1천㎞) 2척을 배치했습니다.
미국은 조기경보위성(DSP)과 우주기반적외선탐지시스템 위성(SBIRS), KH-11, KH-12 첩보위성 등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달 2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추진체가 낙하시 요격이 가능한 'SM-3' 대공미사일(사거리 500㎞)이 탑재된 이지스함 기리시마호를 출항시켰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시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 전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1호' 발사를 시작으로 2012년 12월 '은하 3호' 발사까지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다섯 차례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조악한 수준이지만 인공위성을 궤적에 올리면서 발사시험에 성공한 것은 2012년 12월 은하 3호가 유일합니다.
북한이 지난 달 6일 4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결의가 논의되는 가운데도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국제기구에 통보한 것은 핵 투발 수단을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
한 대북 전문가는 "2012년 12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은하 3호는 위성체의 중량이 100㎏에 불과해 명실상부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평가받기 힘들다"며 "북한이 발사대 길이를 늘려 또다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위성체 무게(탄두중량)를 늘리는 것이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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