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총회 막으려 ‘호텔 폭파 협박’ 70대 검거

지난 달 26일 서울 용산의 유명호텔에 걸려온 폭파 협박 전화는 이곳에서 열린 아파트 재개발 임시총회를 방해하려던 한 조합원의 범행으로 확인됐다.
3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협박 등 혐의로 이 모씨(70)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A호텔에 전화를 걸어 “호텔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텔 측의 신고에 따라 용산서 강력팀, 경찰특공대, 군 폭발물 처리반, 소방대 등 총 100여명이 출동해 2시간 가량 현장을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호텔로 걸려온 전화의 발신지를 추적해 이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2일 오후 검거했다.
조사에서 이씨는 “재개발 임시총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 재개발 조합원으로 현직 조합장에게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협박전화가 걸려온 당시 당시 호텔 1층 연회장에서는 3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임시총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씨의 범행으로 임시총회가 일시 중단되고 호텔 투숙객 등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씨에게 경찰력 동원 등에 따른 민사상 손해 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