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수장인 교황과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대통령이 17년 만에 만났습니다.
바티칸은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눴다고 전했지만, 조금은 뻣뻣한 이란 대통령의 태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9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활짝 웃는 얼굴로 교황과 마주한 오바마는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예의를 갖췄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반기문 UN 사무총장 역시 가톨릭의 수장을 만날 때마다 극진하게 맞이하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교황과 만난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얼굴엔 미소를 띄었지만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교황을 살짝 내려보는 듯한 시선이 인상적입니다.
이란 대통령이 교황과 마주한 건 지난 1999년 이후 17년 만으로, 둘의 회동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화제가 됐습니다.
서방의 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이 폐쇄적인 이슬람 국가의 이미지를 벗고 중동 분쟁의 중재자로 거듭나겠다는 의도였지만, 첫 단추였던 만큼 어색함이 묻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교황이 "중동 평화에 이란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고, 로하니는 "교황께서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면담이 이뤄졌다고 바티칸은 전했습니다.
MBN 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편집: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