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L] ‘구파발 총기사고’에 살인죄 불인정…징역6년 선고

서울 은평구 구파발 합동검문소에서 의무경찰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의 행위가 살인이 아니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심우용)는 2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 경위(55)에게 살인 대신 예비적 공소사실인 중과실치사죄만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경위에게 살인 고의를 인정하려면 그가 일부러 실탄이 발사되는 위치로 탄창을 돌렸거나 실탄 장전 위치임을 알고도 방아쇠를 당겼어야 하는데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관련 규정에 따르면 권총은 첫 격발 시 공포탄이 발사되고 두 번째부터 실탄이 나간다”며 “정상 장전되면 첫 격발해도 실탄이 발사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 경위가 당시 의경들이 자신을 빼고 간식을 먹어 순간 화가 나 범행했다는 검찰 측 주장도 “피해자를 살해할 만큼 화가 났거나 다른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박 경위는 작년 8월 25일 자신이 근무하던 구파발검문소 생활실에서 38구경 권총 총구를 박모 수경(21·당시 상경)에게 향하고서 방아쇠를 당겼다가 권총에서 발사된 총탄에 박 수경이 가슴 부위를 맞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 경위는 장난을 치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 경위에게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박 경위가 박 수경이 숨질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정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