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에서 자신의 두 딸을 수년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지 않거나 중학교에 보내지 않고 방치한 40대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부모들은 보일러가 고장나도 수년동안 고치지 않고 아이들이 냉방에서 자게하거나 찬물로 씻게 하는 등 방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경찰서는 양산의 한 기계부품 공장에서 현장 근로자로 일하는 A씨(46) 부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부부는 2012년 당시 중학교 1학년인 큰딸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자 3년 넘게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다. 또 지난 2013년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할 둘째 딸을 아무런 이유 없이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다.
19년전 결혼한 A씨(46)부부는 사이가 좋지 못했다.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시고 폭언 등을 하면서 아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엔 전세로 살던 낡은 아파트의 보일러가 고장이 났으나 남편은 고치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 아이들은 겨울에는 찬물에 세수를 하고, 차가운 방에서 몸을 웅크리며 잠을 청해야 했다. 식사도 한두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다. 부부의 불화가 심해지면서 지난 2012년 5월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 해 3개월 가량을 공설운동장 등지를 돌며 소형차량에서 노숙하듯 생활하기도 했다. 중학교 입학한 큰 딸은 이때부터 학교를 아예 가지 않았고, 둘째 딸도 초등학교 입학을 하지 못했다. 다시 가정에 돌아와서도 이들부부는 한집에서 살뿐 식사 등 생활을 사실상 따로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라는 교육청이나 학교의 연락에도 묵묵부답이었다. 부부의 불화로 인해 애꿎은 두 자매만 피해를 본 셈이다.
A씨 부부는 딸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을 서로의 탓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에서 남편은 “아내가 딸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
경찰 관계자는 ”남편은 알코올중독 증세가 있고, 아내는 정신과 치료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두 딸은 우울증 증세와 영양 부족 등으로 보호기관에 위탁해 심리치료 등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산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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