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제주공항 결항에 승객 9만여명 '날벼락'…체류객 숙식 '발등의 불'
↑ 제주공항/사진=연합뉴스 |
최강 한파로 인해 제주 국제공항이 50시간 정도 폐쇄될 것으로 보여 항공대란이 금주내내 계속될 전망입니다.
제주공항 활주로는 23일 저녁부터 운항이 중단되어 24일 하루 종일 폐쇄된데 이어 25일 저녁8시까지 운항 중단이 결정됐습니다.
1958년 제주비행장으로 설치된 후 10년 만에 국제공항으로 승격된 제주공항이 개항 이래 겨울철에 드물게 활주로가 장기 폐쇄되는 사태를 맞게된 것입니다.
24일 밤 현재 총 800여편(출·도착 기준)이 결항했으며 제주 체류객만 6만여명이 넘게 발생한 가운데 25일 저녁8시까지 운항 중단이 결정됨에 따라 제주공항 활주로 폐쇄로 결항한 항공편은 총 1천200여편에 이르게 됩니다.
또 제주 출발편이 끊겨 발이 묶이는 체류객은 8만9천여명이 될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제주공항 한파 24일 밤에도 계속...밤새 눈내리고, 강풍도 지속될듯
제주공항 활주로에는 24일 오전 최대 순간 풍속이 초속 26.5m의 강한 바람이 불었으며,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입니다.
눈도 쉴새 없이 내려 이틀간 최고 13㎝의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기온마저 영하 6.1도까지 내려가 내린 눈을 얼어붙게 했습니다.
1월 적설량으로는 1965년 관측 이래 역대 2위로 많았으며, 최저기온은 역대 4번째로 가장 낮았습니다.
윈드쉬어(난기류)경보, 강풍경보, 저시정경보, 대설경보가 한꺼번에 제주공항에 내려지는 등 역대급 폭설과 강풍이 겹치면서 제주공항 활주로를 '꽁꽁' 얼렸습니다.
제설차 8대가 동원돼 활주로에 쌓인 눈을 치웠으나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보라가 계속 휘날려 제설작업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런 악천후 상황은 25일에도 조금 나아질 전망이지만 운항재개로 이어질지는 속단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제주기상대에 따르면 제주에 24일 오후 6시부터 25일 오전 10시까지 1∼3㎝의 눈이 내리는 데다 윈드시어경보·대설경보가 정오까지 이어집니다.
강풍경보도 오전 3시까지 지속되고 오후 8시까지는 북서풍이 평균 초속 9m,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15m로 강하게 붑니다.
◇ 결항에 승객 9만여명 '날벼락'
최강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제주공항의 항공기는 맥을 못추고 멈춰 섰습니다.
이번 한파로 인해 출·도착 기준으로 결항한 항공편은 23일 296편, 24일 517편에 이어 2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390여편(출·도착 기준)이 결항하는 등 모두 1천200여편에 이르게 됩니다.
항공기가 출발하지 못해 제주에 남은 체류객은 23일 2만여명, 24일 4만여명 등 모두 8만9천여명이 될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파로 인해 항공기가 결항하기는 했으나 일부 항공사에서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불편을 낳았습니다.
전모(41·여)씨는 23일 오후 제주항공을 이용해 김포에 가려고 했다가 이 같은 낭패를 봤습니다.
전씨는 "항공사에서 안내가 없었던 데다 전화를 해도 계속 통화 중에 걸려 한파로 항공기가 결항이 됐는지 모르고 있었다"며 "부랴부랴 공항을 찾았으나 이미 결항 결정이 나 있어 황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백모(22·여)씨는 "김해로 출발을 위해 에어부산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었는데 승무원이 '눈이 많이 와서 이륙을 못한다.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5시간을 항공기에 있다가 결국 이륙하지 못한 항공기에서 내려야 했습니다.
◇ 체류객 숙식 '발등의 불'…중국인 항의 소동
제주공항에는 강풍을 타고 거센 눈보라가 종일 휘몰아쳤습니다.
이날 운항 예정이던 510여 편의 항공기는 이륙을 준비해 보지도 못하고 모두 운항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전날부터 밤을 지새우며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기를 바랐던 체류객들은 '전편 결항' 소식을 접하자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습니다.
운항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오전까지 제주공항을 찾았던 3천500여 명은 기약없는 기다림을 또 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했습니다.
전날 공항에서 쪽잠을 잔 1천여명 중 상당수가 이날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공항에서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숙박업소의 방이 동나 숙소를 잡기 어려운 데다 다음 날 운항이 재개된다면 항공권을 먼저 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자연재해는 항공사가 숙박시설 등 편의제공과 금전적 배상 등을 해야 할 의무가 없어서 관광객들은 누구에게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온 김모(36)씨 일행은 "자연재해로 공항이 폐쇄돼 돌아가지 못하면 숙식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편의제공은 항공사 측에서 해줘야 하는데도 나 몰라라 한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자칫 몸싸움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일도 발생했습니다.
결항사태 첫날인 23일 오후 11시 중국인 관광객이 항공사가 숙소 안내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안내데스크에 올라가 항의했습니다.
이에 제주공항경찰대가 출동, 이 중국인을 제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결항 사태로 기다림에 지친 다른 중국인 관광객들도 동요해 국제선 여객터미널에서 잠시 소란이 일었습니다.
소란은 항공사가 이들 중국인 관광객에게 숙소를 마련해주면서 일단락됐습니다.
제주도는 공항 체류객들을 위해 23∼24일 이틀간 현장에 공무원 12명을 배치, 숙소안내를 도와주고 모포와 빵·컵라면·초코파이 등 간식을 제공했습니다.
체류객들이 제주공항 인근 숙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세버스 20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공항 인근 제설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도는 모포와 메트 5천개, 생수 2만병, 간식 등을 준비해 체류객들에 대한 편의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25일 밤부터는 운항 재개될까
기상청은 25일 오후께 제주에 쏟아지는 눈이 점차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제주공항의 적설량은 1∼3㎝로 예보됐다.
공항공사는 2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390여편(출·도착 기준)이 결항할 예정이나 눈발이 점차 가늘어지면서 제설작업에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낮 12시 이후에는 제주공항의 윈드시어(난기류)경보와 대설경보, 강풍경보도 해제됩니다.
하지만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비상대책본부를 지속 유지하며 활주로가 정상화되는 즉시 항공편 운항이 개시될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을 점검하고 항공사와 임시편 증편을 논의하는 등 긴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