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국내 한국인들을 상대로 100억원대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한국 경찰과 현지 공안의 공조 수사 끝에 붙잡혀 송환됐다.
지난달 베트남 공안에 한국인 대상 범죄 전담팀인 ‘코리안 데스크’가 설치된 이후 첫 검거 실적이다.
20일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베트남 공안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 주 모씨(39) 등 7명을 현지에서 검거해 이날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씨 일당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아파트를 빌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개설하고 도박 참여자들에게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이 계좌를 추적한 결과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에서 오간 베팅금은 1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축구·농구 등 국내외 프로 스포츠 경기에 대해 승·무·패 결과, 점수 등을 맞추게 하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
특히 이번 검거는 한국·베트남 양 치안 당국이 지난달 17일 각각 조직 내에 ‘베트남 데스크’와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해 상호 공조 수사를 강화하기로 한 이후 처음 나온 의미있는 결과다.
경찰은 주씨 등이 베트남에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 15일 현지 공안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베트남 공안은 18일 오전 주씨 일당이 거점으로 삼은 하노이 소재 아파트 2곳을 급습해 이들을 전원 검거했다. 또 컴퓨터, 휴대전화, 장부 등 증거품도 압수해 현지 파견된
경찰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한국인 피의자가 검거되면 보통 강제송환까지 1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이례적으로 절차를 간소화해 우리 측 요청에 따라 한국에 송환해줬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면서 국제 범죄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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