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 딸 구하려던 엄마 등 일가족 3명 숨져

전남 여수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숨졌다.
19일 오전 2시41분께 전남 여수시 율촌면 A씨(48)의 1층 주택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불로 A씨의 아내 B씨(47)와 딸(18), 여동생(46) 등 3명이 숨졌다.
불이 나자 A씨는 거실에 연기가 자욱한 것을 보고 방 유리창을 깨고 아내와 함께 탈출했다. A씨는 가스 밸브를 잠그려고 주택 옥상으로 올라가고 B씨는 딸을 구하려고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B씨는 딸의 방과 연결된 복도 입구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경찰에서 “가스 밸브를 잠그려고 옥상으로 올라갈 때 아내가 딸의 이름을 부르며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밸브를 잠그고 내려와 보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이미 연기가 자욱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씨의 여동생은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평소에도 거동이 불편해 주로 방안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또 방화가능성 등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여수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