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의 계좌를 추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계좌 추적을 부인하다가, 파장이 커지자 말을 바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엄해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 이명박 정부에서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고위직 인사 10여 명이 모였습니다.
송년회를 위해 모인 이들은 근황을 묻다 이상한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검찰이 지난해 5~6월 사이 자신들의 계좌를 조회했다고 거래 은행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겁니다.
여기엔 박재완, 홍석우 전 장관과 류우익 전 대통령 실장 등 20여 명이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무더기 계좌 추적은 놀라운 일"이라며 최근 검찰에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계좌추적을 잡아떼던 검찰은 결국 어제(18일) 말을 180도 바꿉니다.
석유공사의 비리를 수사하던 중, 전 청와대 인사의 계좌를 들여다봤고, 이 인사와 돈거래를 한 사람의 계좌를 확인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거래 시점이나 금액을 봤을 때, 사건과 무관하다 판단해 수사를 바로 중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뻔한 거짓말을 왜 굳이 했는지는 아직도 해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