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 터미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협박하는 국제전화 발신자를 잡기 위해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나섰다.
15일 오전 7시42분께 김포공항 콜센터로 걸려온 국제전화에서 “전국 공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미리 녹음해 놓은 한국인 여성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음성에는 “당신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 폭발물은 우리뿐 아니라 당신을 쏠 것이다”라고 이어진 뒤 끊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한때 경찰 내부 보고서 등에 이 전화를 아랍어로 추정되는 언어를 쓰는 외국인 남성이 걸어왔다는 내용이 보고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과 경찰 등은 이 협박전화가 음성을 미리 녹음할 정도로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점으로 미뤄 단순한 장난전화로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서울 강서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려 발신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협박전화의 발신 번호를 파악한 결과 발신지를 라오스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발신지 확인을 위해 통신 수사를 병행 중이다. 또한 녹음된 여성 음성 외에 주변에서 또다른 소리가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콜센터에 찍힌 발신 번호를 통해 발신지를 라오스로 추정하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발신지가 나오면 인터폴 등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박 전화 직후 전국 15개 공항의 공항경찰대와 기동타격대, 군(軍) 대테러부대 등이 국제선과 국내선 터미널에서 폭발물 수색에 나섰지만 특이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항 터미널 안팎에서 당분간 강화된 경계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공항 측은 “전국 공항의 검문검색 및 출입통제를 강화했으나 구체적인 폭발위협 등의 정황이 없어 현재 항공기 운항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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