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훔친 한 할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는데, 신원을 알 수 없었습니다.
출생신고조차 안 된 채 어렵게 살아온 분이었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송파구의 한 골목.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2년 전 이곳 골목에서 집앞에 놔뒀던 신발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신고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신발을 들고 사라진 사람은 동네에서 폐지를 줍던 오덕자 할머니였습니다.
피해자의 선처로 할머니는 훈방됐지만, 도무지 신원을 알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우유승 / 서울 송파경찰서 마천파출소
- "지문을 채취해서 경찰청에 주민등록증 발급 의뢰 확인을 요청했는데, 일치하는 지문이 없다고…."
알고 보니 오 할머니는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출생 신고도 안 돼 있었고,
그간 의료보험과 기초생활수급도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살아왔습니다.
▶ 인터뷰 : 오덕자 할머니
- "아프면 (같이 사는 할아버지가) 약 타주고 그랬어요. (병원에 못 가고….)"
경찰은 할머니의 주민등록 절차를 도와줬고, 관할 주민센터의 협조로 지난달 말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이창수 / 서울 송파구 마천1동 동장
- "법원의 성본창설(주민등록) 허가가 나서 저희가 주민등록을 만들게 됐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오 할머니는 80년 만에 새로운 삶을 얻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