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지지모임인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운동본부’가 11일 소환운동을 공식 포기했다. 박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 마감을 하루 앞두고 돌연 포기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박 교육감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경남의 현실을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는 수많은 도민들의 뜻을 모아 박교육감 주민소환 운동을 시작한 지 약 4개월 됐다”며 “우리는 약 51만여명의 서명을 완료했으나 서명부를 선관위에 제출하지 않고 서명운동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추진본부는 “이는 1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한 주민소환 투표를 위해 또다른 갈등과 분열이 초래되고 이로인해 벼랑에 선 경남교육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어렵게 내린 대승적 결단이다”고 밝혔다.
주민투표에 들어가기까지 약 1년의 시간동안 또다시 생길 수 있는 갈등과 분열을 막기 위해 박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박 교육감 주민소환 운동본부가 추진한 일부 지역에서 허위 서명부 작성이 선관위에 적발돼 수사가 진행되고, 남해군에서도 군수 부인이 서명에 동원되는 논란을 낳으면서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박종훈 주민소환 운동본부는 진보단체가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주민 소환을 시작하자 홍 지사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모여 박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적극 벌여왔다. 특히 진보단체가 홍지사 주민소환과 관련해 지난 11월 말 선관위에 36만6994명의 서명을 받은 청구인 서명부를 제출하자 보수단체에서는 박교육감 주민소환에 대한 서명인 50만명 이상을 자신하면서 막바지 서명작업에 열을 올려왔다.
하지만 경남선관위가 지난달 22일 선관위가 박교육감에 대한 허위 서명부 작성 사실을 현장 적발하고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경찰은 허위 서명부 작성장소가 홍 지사의 핵심 측근인 박치근 경남FC 대표의 공동 소유건물에 홍 지사의 외곽 조직인 대호산악회 지회장과 회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경찰은 허위 명부 작성을 지시한 윗선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자 박교육감 소환 명부 전체에 신뢰성 문제는 물론 다른 치부까지 드러날까봐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게 진보단체와 야권의 시각이다.
강성진 ‘홍준표 주민소환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박교육감) 허위 명부 작성에 대한 수사가 홍 지사 핵심측근으로 수사가 확대되자 소환운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병철 ‘박종훈 주민소환 운동본부’ 공동대표는 회견에서 “최근 허위 서명부 작성 등 일부 개인적인 일탈행위로 (박 교육감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번 박종훈 주민소환 운동 포기와는 별도로 허위 명부 작성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에 적발된 5명의 여성들에 대한 2차 수사에 들어갔고, 이들로부터 압수수색한 서류와 휴대폰 등 자료 분석에
경찰 관계자는 “2만여명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이 적힌 개인정보가 다량 유출된 만큼 이에 대한 출처와 최종 지시한 인물까지 엄정하게 수사할 것”며 “압수수색 분삭결과 등이 나오면 어느정도 (윗선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