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덕수궁 정문에서 하루 3번 열리는 '수문장 교대식', 조선시대 궁궐을 순찰하던 수문군의 모습을 재현한 전통 의식인데요.
1년에 22억 원의 예산이 배정되는 이 수문장 교대식 담당 업체 선정 과정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상은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덕수궁, 전통의상을 입은 악단이 행진하고 근엄한 표정의 수문장이 나타납니다.
이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에 배정되는 예산은 1년에 22억 원.
서울시에서 매년 외부심사위원 8명을 선정해서 교대식을 진행할 업체를 뽑습니다.
올해 담당 업체를 뽑는 심사는 지난달 열렸습니다.
응시한 이벤트회사는 '예문관'과 '한국의장' 등 2곳.
문제는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박 모 씨가 입찰 응시 회사인 '예문관'에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임원까지 지냈던 인물이란 겁니다.
경쟁업체가 심사장에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절차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 인터뷰 : 김지욱 / '한국의장' 대표
- "오랜 기간 임직원으로 근무하신 분이 심사위원을 하는 게 제척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까라고 제가 질문을 했고요. (그랬더니) 당신이 뭔데 여기서 그런 이의를 제기하느냐고."
결국 낙찰자로 예문관이 선정됐는데, 서울시 측은 "논란이 있어 문제가 된 심사위원의 채점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둘러댔습니다.
심사위원 검증이 잘못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자기 이력을) 작성을 안 하면 모르죠. 그 사람이 전에 예문관에서 일했는지 저는 모르죠. (상대편) 사람이 문제를 제기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알았지."
▶ 스탠딩 : 이상은 / 기자
- "22억 원의 예산이 배정되는 연중행사. 그런 행사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는 심사위원의 이력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 뉴스 이상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영구 기자, 변성중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