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소주 빈병 보증금이 기존 40원에서 100원으로 인상되면서 빈병 사재기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7일 대구경북 주류업체인 금복주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해 9월 소주 빈병 보증금을 40원에서 100원으로 인상키로 결정한 뒤 소주 빈병 회수율이 크게 떨어졌다. 일일 평균 120만여 병의 소주를 생산하는 금복주는 2014년까지는 연간 95% 안팎의 빈병 회수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최근까지 회수율은 75%까지 감소했다. 빈병 보증금은 당초 오는 21일부터 인상될 예정이었지만 주류업계의 반발 등을 고려해 내년 1월로 연기돼 빈병 사재기는 잠시 주춤한 듯 보였다. 하지만 빈병 보증금 인상이 1년 가량 연기됐음에도 여전히 빈병 회수율은 감소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1년만 더 버티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이해 관계자들이 벌써부터 빈병 사재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빈병 보증금은 소비자가 소주제품 가격에 포함해 냈기 때문에 빈병을 반환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빈병 회수율 감소로 금복주는 제품 생산·공급에 차질을 빚는 중이다. 평균 주당 40시간 정규 조업을 하던 금복주는 주문 물량에 따라 일주일에 10시간 정도 야근까지 했지만 최근 빈병 부족으로 1~2일 정도는 야간 조업을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빈병 부족으로 인해 새병을 구입하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원가 부담도 가중됐다
금복주 관계자는 “빈병 보증금 인상이 내년으로 연기됐지만 지금도 빈병 사재기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내년까지 빈병 확보가 쉽지 않아 회사로선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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