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6부는 범서방파에 행동대원급 조직원으로 가입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이 선고됐던 A(42)씨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고향 선배의 권유로 20세였던 1993년 조직에 발을 들였다. 그는 범서방파를 들어갔다 나오길 반복하다 ‘함평식구파’에 2004년 정착했다. 그리고 2008년 음주운전과 공문서부정행사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수형생활 막바지인 2009년 6월 함평식구파는 범서방파와 통합됐다. 범서방파는 초대 두목 김태촌이 그해 11월 출소하는 것에 맞춰 70여 명까지 세를 불리고, 함평식구파는 오래된 조폭 집단인 범서방파의 이름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형기를 마친 A씨는 그해 가을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열린 범서방파 조직원 회식에 참석해 인사했다. 이듬해 조직 단합대회에선 “우애 있게 생활 잘하자”며 건배사를 외쳤다. 동료 조직원들에게 몇백만원씩을 쥐여주기도 했다.
검찰은 출소 후 식사자리가 A씨의 새 범서방파 정식 가입자리라 보고 그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현행법은 범죄단체에 가입만 해도 징역 2년 이상의 처벌을 하게 돼 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애초 함평식구파였던 A씨는 자동으로 범서방파 일원으로 신분이 바뀌었으며, 검찰 주장대로 폭력단체에 ‘새로 가입’하는 죄는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관련법이 ‘가입’을 처벌하려는 취지는 폭력범죄 단체에 새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의지를 벌하려는 것”이라며 범서방파와 통합 당시 함평식구파에서 탈퇴하지 않았단 이유로 피고인에게 이런 의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증인들의 말을 종합할 때 검찰이 문제 삼은 범서방파의 식사 자리도 실은 A씨의 가입자리가 아니라 함평식구파
재판부는 A씨와 함께 범서방파 조직원 식사자리에 참석했다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은 다른 조직원(38)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현재 범서방파와 연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재판부는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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