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심해지다 보니 집주인은 소위 '슈퍼 갑'입니다.
방바닥에 물이 새서 물바다가 돼도 '싫으면 나가라'고 배짱부리는 집주인도 있다는군요.
신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방바닥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통에 옷가지와 이불은 모두 젖었습니다.
지난 14일 새벽, 서울 송파구의 한 연립주택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달 전 이곳으로 이사한 세입자 김 모 씨는 잠을 자던 중에 이런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김 씨는 세탁비 등 피해 보상을 집주인에게 요구했지만, 사과는커녕 당장 방을 빼라는 말만 되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다세대주택 세입자
- "너무 강하게 나오는 거예요. 당일 그것도 밤에 짐을 다 빼서 사진을 찍어서 휴대전화로 보내주면 보증금이라도 주겠다, 당장 나가라."
골목길에 여성 뒤로 한 남성이 쫓아옵니다.
얼핏 범죄 현장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서울 광진구에서 제과점을 하는 주 모 씨와 주 씨가 입주한 건물주의 모습입니다.
매달 월세를 계좌이체로 내는 주 씨에게 건물주는 자신이 작성한 장부상으로는 체납됐다며 세입자를 몰아붙인 겁니다.
▶ 인터뷰 : 주 모 씨 / 제과점 세입자
- "노트를 제 얼굴에 집어던지고 거기서 이 XX아, 셋방살이하는 X이 갑한테 대들어? 이러면서 쫓아와서…."
건물주와 세입자의 갈등 상담 건수는 올해에만 4만여 건, 분쟁이 조정된 사례는 97건에 불과합니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수퍼을로 몰리는 세입자들에겐 올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