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의 최측근인 강태용(54)이 도피 7년만에 붙잡혀 국내로 압송되면서 강태용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의혹으로만 제기되던 조희팔 생사여부와 정관계 로비 의혹, 은닉자금 규모 등에 대해 강씨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그 실체가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6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조씨와 수조원대 사기 행각을 벌이다 2008년 10월 중국으로 달아난 강씨는 현재 사기, 뇌물공여, 횡령 등 30여 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조희팔과 함께 다단계 사기 행각을 설계하면서 부사장으로 활동했고 수사기관에 뇌물을 건네며 수사 무마 청탁을 시도했다.
중국으로 도피한 뒤에도 조희팔과 함께 호화 도피 생활을 해 왔다. 이 때문에 강씨는 조희팔 생사 여부와 정관계 로비 등을 규명할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다. 강씨는 중국으로 도피하기 전 자신의 고교 인맥을 활용해 수사 기관을 관리하고 사건 무마에 적극 나섰다.
그는 고교 선배·동기생인 검찰·경찰 관계자들에게 수시로 뇌물을 뿌렸고 경찰 회식자리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재 강씨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검·경 수사기관 관련자들만 7명에 달한다.
특히 피해자들은 강씨가 정관계 로비 장부도 들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로 송환된 강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본격 시작되면서 그가 어떤 진술을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씨가 이미 검거된 다른 공범들처럼 모든 범행을 조희팔에게 뒤집어씌우고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에 대비해 검찰도 강씨 송환 전에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이미 상당량의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을 벌이면서 각종
한편 조희팔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이날 낮 중국에서 강태용을 국내로 압송한 후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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