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안이 ‘사시 존치’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자퇴’란 초강수로 응수했다.
강원대, 경북대, 인하대, 제주대, 충북대 등 전국 24개 로스쿨 재학생들이 8일 오후 소속 로스쿨 행정실에 정부 입장에 대한 항의표시로 집단 자퇴서를 제출했다.
지난 4일엔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가 재학생 480명(휴학생 포함)중 464명의 자퇴서를 집단제출해 로스쿨 출범 7년만에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이 모두 자퇴서를 제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부산대와 동아대 로스쿨 학생회는 부산대 로스쿨 학생 360명과 동아대 로스쿨 학생 240명의 자퇴서를 소속 학교 행정실에 제출했다. 동시에 부산지검 앞에서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결정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펼쳤다. 아주대 로스쿨 원우회도 수원지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인 뒤 재학생 150여명의 자퇴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신용섭 아주대 로스쿨 원우회장은 “8년 전,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믿고 로스쿨에 진학했는데, 이를 번복한 이번 발표에 당혹과 실망을 느낀다”면서 “그동안 불철주야 공부한 로스쿨 학생들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과 함께 오늘 일괄 자퇴서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대 로스쿨 학생 108명은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한 뒤 “법무부가 독단적으로 사시 폐지 유예 방침을 발표한 것은 사법 개혁의 대원칙을 저버린 것”이라면서 “정부는 로스쿨 제도의 안착과 안정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대한변호사협회 집행부는 법조계를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남권에서도 영남대와 경북대 로스쿨 학생 500여명이 자퇴 행렬에 동참했다.
재학생들의 집단 자퇴서 제출에 로스쿨 학사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말시험을 마무리하지 못한 곳이 있는가 하면 겨울방학때 예정된 실무수습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아주대 로스쿨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일반 자퇴와 다른 사안이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기말고사 기간이 4일까지인데 일부 시험을 안본 과목이 있어 학사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산대와 동아대 로스쿨 등은 변호사시험 대비 특강을 모두 취소했고, 오는 12일 전국 로스쿨에서 일제시 실시되는 법무부 주관 검찰실무시험도 학생들의 거부로 장담할 수 없게됐다.
일부 로스쿨들은 내년 입학 예정인 로스쿨 합격생들이 등록을 포기하고 사법시험 준비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무국장은 “애초의 약속을 당연히 지켰다면 집단자퇴서 제출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치권과 정부는 여론만 지켜볼 것이 아니라 빨리 수습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로스쿨 1~4기 졸업생 법조인 들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법무부에 ‘사시 폐지 유예’ 입장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로스쿨 제도는 1995년 처음 도입 논의가 시작된 이래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법개혁위원회를 거쳐 2007년 국회를 통과해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도입된 제도”라며 “법무부가 국민의 합의를 깼다”고 비판했다.
이번 파문은 지난 3일 법무부가 2017년 12월 31일 폐지하기로 한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유예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다음날 “최종 입장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찬반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로스쿨 재학생들은 집단 자퇴, 변호사 시험 응시 거부 등을 의결했고, 로스쿨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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