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종이에 약품을 묻히기만 하면 진짜 돈으로 변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로 사기를 치려 한 외국인이 투자자를 위장한 경찰관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심우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은색 종이를 화폐투입구에 집어넣고 기계를 작동시키자 500유로짜리 지폐가 쏟아집니다.
음성적으로 사용되는 '블랙 머니'가, 지폐 세탁기를 통해 진짜 돈이 되는 순간입니다.
카메룬 국적 44살 주 모 씨는, 7억 원의 유로화를 보관하고 있다며 투자자를 찾았습니다.
지폐에 칠해져 있는 검정을 없애는 약품비 3천여만 원을 투자하면, 돈의 절반을 준다는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지폐 세탁기를 통해 나온 돈은, 미리 세탁기에 넣어둔 진짜 지폐였는데, 약품비 수천만 원을 가로채려고 일을 꾸민 겁니다.
▶ 인터뷰 : 주 모 씨 / 피의자
- "나는 한국에 사업차 들어왔고 기계 사용법을 가르쳐 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주 씨는 이 돈이 고국인 카메룬에서 음성적으로 쓰이는 '블랙머니'라고 속였습니다.
하지만, 주씨는 제보를 받고 투자자 행세를 한 현직경찰관에게 결국 꼬리가 잡혔습니다.
▶ 인터뷰 : 김부익 /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달러가 쏟아져 나오는 동영상과 개인 금고를 보여주고, 드러난 유로화가 은행에서 실제 사용 가능하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경찰은 주 씨를 구속하고, 추가 범죄와 공범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심우영입니다.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