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조계사 신도회와 '몸싸움'…팬티 차림 한 위원장 "나는 죄가 없다"
韓위원장 "5일까지 머물것"
신도 "경찰 요청해서라도 끌어내야겠다" 격앙
양측 한시간 가량 실랑이… 신도 "韓, 사과 한마디 없어"
↑ 한상균/사진=연합뉴스 |
조계사 신도회가 30일 경찰 수배를 피해 은신 중인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을 조계사에서 끌어내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한 위원장이 저항하면서 신도들과 한 위원장 사이에 한때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수배자 체포를 위해 조계사에 들어간 적은 있지만, 신도들이 수배자를 절에서 내보내기 위해 직접 실력을 행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30일 오후 2시 50분쯤 조계사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관음전) 앞으로 성난 조계사 신도회 회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기념관은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15일째 경찰을 피해 은신해 있는 곳입니다.
남자 4명, 여자 11명 등 모두 15명인 신도회 회장단은 기념관 주변에 모인 기자들에게 "신도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는 한 위원장을 조계사 밖으로 내보내려고 들어간다"고 한 뒤 한 위원장이 있는 건물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로부터 30분쯤 뒤 신도회 박준(74) 부회장이 격앙된 모습으로 건물 밖으로 나왔으며, 박 부회장은 "도저히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 경찰에게 한 위원장을 조계사에서 끌어내라고 해야겠다"고 말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습니다.
앞서 신도회 회장단은 이날 오후 2시 긴급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한 위원장을 직접 끌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박 부회장 등에 따르면 신도회 회원들은 이날 오후 2시 50분 한 위원장이 있는 기념관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들은 함께 간 조계사 부주지 담화 스님이 '내가 설득하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자 한 위원장 방 앞에서 30분 가까이 기다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방에서 나오지 않자, 박 부회장을 포함한 남자 신도 4명이 방안으로 들어가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고 시도했습니다.
박 부회장 등은 "그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발버둥을 치면서 한 위원장이 입었던 회색 승복 윗도리 단추가 뜯어져 나갔는데, 한 위원장이 입고 있던 상의는 물론 트레이닝복 바지까지 벗고 팬티 차림으로 버텼다"고 했습니다.
박 부회장은 "한 신도가 '죄가 있으면 떳떳하게 벌을 받으라'고 하자 한 위원장은 '나는 죄가 없다'고 하더라"며 "신도들에게 사과의 말은 한마디도 않고, '(2차 민중 총궐기 집회를 하는 12월 5일까지) 5일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하더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양측의 실랑이는 오후 4시 20분쯤까지 이어졌으며, 박 부회장은 "한 위원장을 찾아간 신도회 회원 대부분이 노인이어서 한 위원장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신도회 회원들은 조계사 주지(住持)인 지현 스님을 찾아가 "주지 스님이 책임지고 한 위원장을 내보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신도들과 지현 스님의 면담장 밖으로 간간이 고성(高聲)이 새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현 스님은 "신도회 분들이 워낙 격앙돼서 우선 진정시켰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저녁 7시쯤엔 조계사 행정국장 등목 스님 등 조계사 관계자 6명이 한 위원장이 있는 기념관 4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조계사 스님들은 한 위원장의 자진 출두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계사 측은 한 위원장 문제와 관련해 1일 오전 내부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시위나 파업을 주도한 세력이 경찰의 수배를 피해 조계사로 들어간 것은 2013년 철도노조 파업 때,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때 등 여러 차례 있었으나 신도회 회원들이 나서서 이들에게 '조계사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한 적은 없었습니다.
조계종단 역시 "조계사와 신도회, 화쟁위원회 등이 국민과 불자(佛子)들의 마음을 헤아려 잘 대처하라"(자승 총무원장)며 종단 차원에선 이번 사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습니다.
이에 따라 조계사는 한 위원장 '신변 보호'를, 화쟁위원회는 경찰과의 '중재'를 맡는 식으로 대응해 왔지만 신도회가 이날 한 위원장에게 퇴거를 요구함에 따라 화쟁위 등이 난처한 입장이 됐습니다.
한편 민노총 간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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