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치매를 앓던 80대 노모를 모시던 60대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30년 동안 힘들게 모시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이곳에 살던 62살 여성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날 같이 술을 마셨던 지인은 새벽에 갑자기 문자메시지를 한 통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
- "새벽 4시쯤 보냈을 거예요 문자를. '나 이제 그만 간다.'"
전화를 받지 않아 집을 찾아가보니 싸늘한 주검만 지인을 맞이했습니다.
숨진 여성은 중증 치매를 앓고 있던 80대 어머니를 30년간 홀로 모셔왔고,
평소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어머니의 증상을 감당하기 힘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할머니가 거기(요양원) 가서 생활을 잘 못하고, 먹고 자고 하게 입원이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던 것 같아요."
모두 미국에 살고 있는 형제들에게도 죽음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혼자 남은 어머니는 한동안 딸이 숨진 사실을 모르다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