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제주에서 거주하는 여자 어린이는 전국에서 아토피 피부염 보유율(21.1%)이 가장 높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박영민 교수팀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지난 2008∼2011년)를 토대로 어린이(1∼18세) 8947명의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을 각자의 거주지·연령·부모의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천식과 알레르기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영문 학술지인 ‘AAIR’(Allergy, Asthma&Immunology Research) 최신호에도 소개됐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하 어린이의 평균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은 13.5%였다. 8명 중 1명꼴로 아토피 환자인 셈이다.
전국에서 아토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17.7%)였다. 부산(17.2%), 광주(16.3%), 대구(16.1%)도 아토피 유병률이 높은 지역에 속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강원은 10∼15% 범위였다.
광역지자체 중 아토피 유병률이 최저인 곳은 충남(9.1%)으로 제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수도권보다 남부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아토피 유병률이 높았다.
박 교수팀은 “남부지역 어린이에게 아토피가 잦은 이유는 불분명하나 저(低)위도 지역 거주자의 아토피 증상이 상대적으로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은 연령·부모의 소득 수준·거주지의 도농(都農) 여부에 따라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아토피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이는 5세(19.8%), 8세(19.1%), 6세(18.7%)였고 낮은 나이는 15세(7.9%), 18세(8.5%), 16세(10.2%)였다. 대체로 나이가 어리거나 초등학교 입학 무렵에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높았다.
부모의 소득이 높은 아이의 아토피 유병률은 저소득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35%나 높았다. 또 도시 거주 아이의 아토피 유병률은 농촌 등 시골에 사는 아이보다 24%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도시에 사는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이 높은 것은 대도시 대기오염 등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기오염 물질이 많을수록 아토피 증상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는 지난 2013년 국내에서 나왔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공동 연구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벤젠 등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아토피가 심해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도시 거주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이 높은 것은 흙에서 미생물이 줄어드는 등 환경이 개선될수록 천식·아토피·비염 등 각종 알레르기 질병이 늘어난다는 이른바 ‘위생가설’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습도가 높은 곳에선 쉽게 땀이 나서 아토피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아토피(Atopy)는 그리스어로 ‘이상한’, ‘비정상적인’이란 뜻이다. 왜 생기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불분명한 피부염이란 뜻이다. 유전적 또는 음식이나 진드기 등 환경적 원인 탓에 발병하는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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