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나이 많은 경비가 아들·손녀뻘 주민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는 일이 알려져 '갑질 아파트'란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 아파트를 다시 찾아가 봤더니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아침 출근시간, 아파트 경비원이 교복을 입은 손녀뻘 되는 여학생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지난 4일 이 사진이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면서 이른바 '갑질 아파트' 논란이 일었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경비원
- "우리는 최하층민인데,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이렇게 하라고 하면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논란이 된 아파트를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던 경비원이 있던 아파트와 지하철이 연결된 진출입로 한쪽에는 A4지 두 장이 붙었습니다.
이 아파트 102동에 사는 한 학생이 '갑질 아파트' 논란에 대한 심경을 대자보로 붙인 겁니다.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기 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다"며 스스로 반성하는 내용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도 '출근 시간 인사'를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나섰고, 같은 동 130가구 중 49가구가 동참했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입주민
- "2~3가구 빼고는 다 서명을 하셨고, 대부분 거기에 (출근길에 경비원에 나와 인사하는)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갑질 아파트' 논란 속에 한 학생이 스스로 반성하면서 붙인 대자보는 입주민들의 마음도 움직였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