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태원 살인사건'의 재판이 16년 만에 다시 진행되고 있는데, 과학수사요원들은 범행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재연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바로 혈흔 분석을 통해서입니다.
어떻게 분석 작업이 이뤄지는지 길기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997년 서울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벌어진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패터슨이 16년 만에 송환돼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범행 증거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혈흔 분석 등 과학수사기법으로 증거를 찾겠다고 자부한 상황.
그렇다면, 증거 확보 작업은 어떻게 이뤄질까.
탈의실 벽면에 피가 묻어 있습니다.
누가, 어떤 식으로 범행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혈흔 분석을 거치면 사건의 단서가 하나 둘 나타납니다.
먼저 사건 당시 피해자의 상황.
"이 정도로 피가 튄 모양은 보통 높이 1m 20cm 이상에서 나올 수 있는 겁니다."
혈흔 방향으로 공격받은 위치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끝 부분이 위쪽을 향하고…. 밑에서 공격을 받아가지고 혈흔이 위쪽으로 튄 겁니다."
어느 부위를 공격받았는지와 동선도 나타납니다.
"경동맥이 절단됐을 때, 선상에 따라서 나가는 건데요. 이렇게 쓰러진 거죠. 비산혈흔이 보이기 때문에, 여기서 또 찌른…"
▶ 인터뷰 : 이현탁 / 경찰수사연수원 혈흔분석전문가
- "혈흔분석은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또는 가해자의 동선이나 행위를 알 수 있습니다. 공격횟수를 추정할 수 있고…."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혈흔 분석 전문가는 38명.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오늘도 사건 현장에 남은 범인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