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119구급차를 정작 급하지 않은 환자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엉뚱한 질병을 호소하기도 하고, 큰 병원으로 데려다 달라며 택시처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소방서.
(현장음)
구급출동 구급출동
긴급출동벨이 울리자 구급대원들이 신속하게 출동합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현장에서 어이없는 상황을 마주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현장음)
어떤 게 붙어 있는데요?
존재가. 이게 지금 굉장히 영향을 받고 있어요.
혹시 이상한 소리 같은 것도 들리세요?
(귀신이) 지금 완전히 붙어 있어요, 제 몸에.
이처럼 긴급 이송이 필요하지 않은 비응급 환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산하 소방서에서 지난 3년 동안 비응급 환자를 이송한 횟수는 5만 8천여 건.
무조건 대학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한나라 / 서울 관악소방서 구급대원
- "가까운 병원에 이송을 원하시면 모셔다 드릴 수 있는데, 너무 먼 병원을 원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되면 관내에 구급차가 비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는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를 보고 이송 병원의 규모를 판단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서민수 /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 "구급대가 (환자의) 중증도 분류를 해서 큰 병원으로 가야 할 환자만 대형 병원으로 보내고, 그렇지 않은 환자들 같은 경우는 중소병원으로 보내서…."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응급구조사의 판단만으로 응급환자가 갈 병원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겁니다.
보건복지부가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응급환자 이송체계가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배정훈입니다. [ baejr@mbn.co.kr ]
영상취재 : 배병민·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