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의정부시 공식 블로그] |
외딴 곳에서 사고 등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경우 현재 위치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물론 신고하는 쪽이나 신고를 받는 기관 모두 해당 지역의 지리에 상당히 익숙하다면 말로도 충분히 정확한 위치를 알릴 수 있다. 하지만 지리가 낯선 곳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 위치 추적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 위치 추적은 생각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해당 휴대폰의 위치가 아니라 해당 휴대폰과 통신하는 기지국의 위치가 잡히기 때문이다. 기지국간 거리가 먼 교외라면 2~3km 범위가 되기 때문에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 도심에서도 추적 반경이 약 500m에 이른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곳곳마다 있는 전신주 번호를 확인해 알려주는 것이다. 전국에는 850만개의 전신주가 있다. 도심지는 30m, 농촌지역에는 50m 이하 간격으로 전신주가 설치돼있다.
전봇대의 ‘위험’이라는 문구 바로 아래, 성인 키 높이 정도에 있는 8자리의 전신주 번호는 위도와 경도, 세부위치를 담고 있다. 번호는 숫자 4개와 영문 1개, 숫자 3개 순으로 구성돼 있다. 예를들어 ‘1234 A 567’라는 표시가 있으면 여기서 ‘12’는 위도, ‘34’는 경도, A 567은 세부위치를 나타낸다. 세부위치에는 선로의 명칭과 그 선로에서 몇번째에 위치한 전신주인지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전신주 번호와 그 위치는 GPS와 연동돼 있어 경찰과 소방서 등 국가기관뿐만 아니라 보험사 등에 사고 접수를 할 때도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경기도 의왕시에서 한 20대 대학생이 외진 곳에 위치한 주택 화재 신고를 전신주번호로 한 적이 있다. 화재 당시 불이 난 주택 안에는 노부부가 잠을 자고 있었지만 신속한
전신주 번호 외에도 도심지에서는 인근 상가의 전화번호, 산속에서는 등산로 지점번호, 고속도로에서는 도로번호를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신고를 할 수 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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