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추진 중인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대학교수 출신의 남성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남성의 품에선 조합장의 비리를 수사해 달라는 유서가 발견됐는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안보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30년을 대학교수로 일하다 은퇴한 68살 김 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어제(15일) 오전입니다.
자신이 살던 서울 개포시영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아들
- "아버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고, 되게 많이 힘드셨어요. 가슴도 답답해하셨고…."
실제 8장짜리 유서도 대부분 이런 내용입니다.
경쟁입찰도 없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조합이 여러 비리를 저질렀고, 증거까지 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런 의견에 동의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개포시영 아파트 조합원
- "818명이라는 이 많은 사람들이 (비대위 단체 카톡방에) 왜 들어와 있습니까. 다 울분을 토하는 사람들이에요."
실제 개포시영아파트의 분담금이 인근 다른 재건축 단지보다도 수천만 원 더 많은데, 바로 이런 비리 때문이라는 겁니다.
조합 운영진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유국철 /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정비조합 총무이사
- "재건축은 분담금이 다른 단지보다 많다 적다를 비교할 사항이 아니고 자기 단지가 어떠한 환경과 어떠한 가치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비리를 둘러싼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한 조합원의 죽음으로 진실이 정확히 밝혀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김연만 VJ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