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수면 위로 올라온 ‘인천공항 국제선 몰아주기’

국토교통부 산하 공항 공기업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언주 의원(새정연·광명을)은 14일 인천국제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인천공항 몰아주기가 너무 심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이 의원은 남부 지역 주민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면 소비자 후생과 효율적 측면에서 바람직 하지 않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김해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노선을 예로 들었다.
김해공항과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직항로가 없다보니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한 뒤 또 다시 리무진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체크인과 보안검색을 거쳐 싱가포르로 출국하는데, 김해공항에서 싱가포르 도착까지 10~11시간이 소요되고, 항공료는 66만2200만~73만2200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건너가 싱가포로행 비행기로 환승하면 8시간 5분이 소요되고 항공료는 46만3100원에 불과하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인천공항외 다른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시간과 비용에서 더 큰 부담을 져야 하는 현재의 시장 구조는 효율성과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공항으로 국제선 노선을 몰아주다 보니 피크시간인 오전 9시~11시 사이 인천공항 활주로는 포화된 반면 김포공항은 여유가 있다”면서 “수도 서울에 위치한 김포공항이 피크시간에 활주로를 쉬게 하는 것은 항공 시장 전체의 효율과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낭비”라고 비판했다.
그는 개정된 2차 항공정책기본계획도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항공정책기본계획에 따르면 김포공항에 국제선을 신설하려면 2000km이내, 인천공항 미개설 노선, 국적 항공사 미취항 도시란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의원은 “기본계획에 부합하는 도시가 있으나 국적 항공기가 이 도시를 취항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사업성이 없다는 얘기”라면서 “이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다른 공항에서 국제선 취항하는 것을 사실상 제한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그는 “이렇게 한다고 해서 고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게 아니다. 모두 다른 나라 공항으로 가버린다”면서 “다른 나라 공항에 고객을 뺏기는 어리석은 시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김포·김해공항 등의 국제선 확대를 촉구했다.
이장우 의원(새누리.대전 동구)도 “청주국제공항은 충청권, 경기 남부, 경북 등이 수요권이지만 중국 노선 밖에 없다. 인천공항에서 지방공항으로 줘야할 노선까지 다 먹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국토부에 국제선 조정을 촉구했다.
민홍철 의원(새정연·김해갑)은 “인천공항 허브공항 체제에 따라 동남권 수요자가 수도권 접근하는 비용이 3000억 원을 육박하고 있다”면서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은 경쟁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앞으로 중장기 노선에 대해서도 수요가 있을 때마다 충분히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