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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은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위해 제정된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자살을 예고하는 징후들과 이 징후를 발견했을 때의 적절한 대처법을 알아본다.
◆ 자살자는 위험 신호를 보낸다
자살에 대한 잘못된 편견 중에 하나는 ‘진짜로 자살할 사람은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는다. 자살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 자살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살 징후를 가볍게 여기게 하는 이같은 편견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아무런 예고나 징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은 없다는 것이다. 자살자의 75%는 어떤 방식으로든 자살 의도를 표출한다는 통계도 있다.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자살 징후는 그 사람의 말이다. 일단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직간접적으로 죽고 싶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어”, “유일한 탈출구는 죽음뿐이야”와 같은 말이나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 등 죽은 후의 세계를 동경하는 말을 한다. 또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처럼 감정과 관련된 신체적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도 특징이다.
주위 사람에게 가벼운 어투로 자살을 암시하기도 한다. “죽어버리는 건 어떨까”, “어떻게 자살하는 것이 나을까” 등이 이에 속한다. “내가 없어지는 것이 훨씬 낫다”,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처럼 자기비하적 표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행동으로 본인의 자살을 암시하는 경우도 많다. 비난 받거나 무시되는 게 싫어서 또는 다른 사람에게 부담 주는 게 싫어서 간접적으로 자살 의향을 내비치는 것이다.
중요한 소유물을 남에게 주거나 주변을 정리하는 경우, 가족 몰래 약을 사 모으거나 위험한 물건을 감추어 두는 경우라면 한번쯤 자살 준비를 의심해보는 게 좋다. 또 외모관리에 지나치게 무관심해진다거나 일상적인 대화조차 회피하는 경우,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극도의 불안 혹은 공격적 성향을 내비치게 되는 경우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 “죽을 용기로 살아라” 같은 조언은 하지 마라
자살하는 사람들의 마음 한 켠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남아 있다. 이게 자살을 암시하는 단서나 징후를 남기는 이유다. 이럴 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가슴 깊이 공감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들은 스스로 절망에서 빠져나올 희망을 찾게 된다.
자살을 이야기하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그 사람의 기분을 평가절하하지 마라는 것이다. “왜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해?”,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런 자세로 살아라” 등과 같은 섣부른 조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심리적으로 더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이해해 주는 것이 먼저다.
“모든 게 다 잘될 거다”, “신께서 길을 안내해 주실 거다”와 같이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자살 시도자로 하여금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지게 할 수도 있다. 또 자신은 정말 어렵게 자살 생각에 대해서 털어놨는데, 상대방으로 하여금 제대로 공감받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자세는 조용히 경청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힘들었겠다” 같은 중립적이면서도 공감을 나타내는 표현이 좋다.
자살은 철저하게 혼자 하는 행동으로 주변에 누군가가 있으면 자살을 시도하기가 어렵다. 자살 고위험군으로 보이는 사람이 자살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혼자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다. 친구로부터 자살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면 가족 등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도록 한다.
만약에 주변에 자살하려는 사람을 알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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