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고 최능진 씨 64년 만에 재심서 무죄

이승만 정권하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총살당한 독립운동가 최능진 씨가 64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아 명예를 되찾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는 국방경비법상 이적 혐의로 기소된 최 씨의 재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자료는 재심 대상 판결문이 유일하지만, 여기 기재된 진술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6·25 전쟁 당시 최 씨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즉시 정전·평화통일 운동'은 오히려 민족상잔의 비극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1899년 평남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산 안창호가 이끄는 흥사단에 가입해 활동했고, 이후 미 군정청 경무부 수사국장으로 재직하며 친일파 숙청을 요구하고 백범 김구 선생 등과 함께 한민당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했습니다.
1950년에는 서울에서 정전·평화운동을 벌이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친북 활동가로 몰려 이듬해 1월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20여 일 만에 총살당했습니다.

[이성훈 기자 /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