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계획서와 증빙 서류 등을 허위로 작성해 정부 지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중소기업 대표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형진휘)는 25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정부출연기관 9곳에서 연구비 111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로 첨단공법 관련 장비업체 대표 김모(50)씨 등 중소기업 대표 5명과 연구비 세탁을 도와 준 세금계산서 자료상 박모(50)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자재를 구입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제출해 연구비를 타 낸 혐의로 정부출연기관 연구원 4명과 대구지역 대학교수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5명을 같은 혐의로 수사 중이다.
김씨는 2009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6곳의 정부 출연기관으로부터 연구비 68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중소기업 대표 5명은 이런 수법으로 정부 출연기관 9곳에서 연구비 111억원 빼돌렸다. 이들은 같은 연구 과제를 가지고 복수의 정부기관에서 연구비를 타 내거나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연구비를 가로챘다. 박씨는 연구비 세탁를 돕기 위해 2009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연구기자재를 납품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나 허위 견적서를 발송해 주고 수수료로 받는 수법으로 14억여원을 챙겼다. 정부출연기관 연구원 4명도 박씨와 공모해 허위 견적서 등을 증빙자료로 제출하고 연구비를 각각 1700만원~1억5000만원을 빼돌렸다.
대구지역 한 대학교수는 연구수행 대가인 학생 인건비 2억 원 상당을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송금받아 주식투자에 사용하는 등 정부출연
검찰 관계자는 “정부출연 연구비가 ‘눈 먼 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정부 연구개발 지원기관 간 정보공유를 위한 통합관리시스템 마련과 함께 “정부출연 연구비 부정사용 행위에 대한 범죄수익환수 규정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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