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과 워터파크, 국민체육센터 등에 설치된 수압마사지 시설(바데풀 등)에서 분사되는 강한 물줄기에 이용자들이 항문과 생식기 부위에 부상을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수압마사지 시설의 물줄기로 부상을 입은 사례는 총 9건으로 집계됐다. 항문 또는 생식기 부상, 직장파열 등 중대 사고가 6건이었고, 60세 이상의 노인과 10세 이하의 어린이 사고가 많았다. 실제 2012년 6월 충북의 한 국민체육센터에서 수압마사지를 받던 김 모씨(58·여)는 강한 물줄기로 인해 직장이 파열돼 인공항문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20개 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32개 수압마사지 시설을 조사한 결과, 분출되는 물의 압력(수압)이 장 파열을 일으킬 수 있는 수압(0.29kg/㎠)보다 높은 시설이 16개(50%)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높은 수압(1.62kg/㎠)은 장 파열 가능 수압보다 최대 5.5배나 높았다. 12개(37.5%) 시설은 장 파열 가능 수압보다는 낮으나 직장 내로 물이 유입될 수 있는 수압(0.14kg/㎠)보다 높았다.
신체상해는 주로 수압마사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자세를 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항문이 외부 압력을 방어할 수 있는 항문압(어린이 0.046kg/㎠, 20대 성인 0.14kg/㎠, 60세 이상 노인 0.1kg/㎠)보다 높은 수압에 노출될 경우 장 내로 물이 유입될 수 있고, 순간 유입된 물의 압력이 0.29kg/㎠를 초과하게 되면 장 파열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은 성인에 비해 항문압이 낮고, 순간 대응력도 떨어져 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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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개별 작동 버튼 설치 사례 [자료 = 한국소비자원] |
하지만 국내 조사대상 20개 업체 중 긴급정지 장치를 설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해 가능성을 경고하는 주의표시를 부착한 곳도 2개 업체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1개 업체는 글자가 작아 내용을 쉽게 식별하기 어려운 상태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수압마사지 시설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관련 안전기준도 없어 유사 사고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노약자는 부상의 위험이 큰 만큼 이용 시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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