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시대 독립투사의 활약을 담은 영화 ‘암살’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해에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흥행소식은 의미가 남다르다. 항일투사의 활약을 담은 암살을 보고 나면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영화속 하정우가 맡은 하와이 피스톨은 과연 실제 인물인지와 전지현이 열연한 여성 독립투사의 정체 등 영화가 보여준 배경과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쏟아진다. 1933년이 배경인 영화 암살 속 깨알 장면으로 숨은 역사 이야기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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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살> 속 ‘하와이 피스톨’역을 맡은 배우 하정우(왼)와 종로경찰서 폭탄투척 등 무장투쟁을 벌였던 김상옥 의사(오). 외모뿐 아니라 일본 검경과 시내 한복판에서 총격적을 벌인 일화까지 비슷한 점이 많다. |
▶No. 백범 김구와 약산 김원봉(조승우)를 제외한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최동훈 감독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최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상하이에 유명했던 한인 청부살인업자 이야기를 듣고 하와이 피스톨을 그렸다고 밝혔다. 또한 하와이 피스톨이 경성 길거리에서 일본 헌병대와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실제 김상옥 의사의 일화와 비슷하다. 김상옥 의사는 중국 상하이에서부터 총독 암살 계획을 세우고 밀입국해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하는 등 무장 독립운동을 펼쳤다. 김 의사는 일본 경찰이 쏜 총알을 여러 발 몸에 맞고 대한독립을 외치다 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옥윤(전지현) 역시 실존인물은 아니나 여성 독립운동가인 남자현 지사의 행적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하면서 ‘여자 안중근’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렸던 남 지사는 1926년 ‘사이토 마코토 총돌 암살 계획’을 시작으로 33년 ‘부토 노부요시 일본장교 테러’ 등 무장 항일투쟁을 벌인 인물이다.
-백범 김구와 약산 김원봉은 실제 친분이 있었을까
▶No. 영화 속에서 함께 의기투합했던 김구와 김원봉은 실제론 사이가 안 좋았다. 이 둘은 민족주의 독립운동을 함께하는 전우라기보다 라이벌에 가까웠다. 반공주의자이자 민족주의자였던 김구는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가 속한 한인 애국단을 이끌며 임시정부 틀 안에서의 투쟁을 하려 했다. 반면에 무정부주의자에 가깝던 김원봉은 공산주의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고 무장투쟁을 강조했다. 둘은 1939년 연합 독립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한 이후에 손을 잡았다.
-안옥윤과 미츠코의 첫 만남, 미츠코시 백화점은 실제 장소인가
▶Yes. 극 중 안옥윤(전지현)과 쌍둥이 여동생 미츠코를 만난 장소였던 백화점 미츠코시는 1929년 문을 연 국내 최초 백화점이다. 일본 미츠코시사는 당시 조선총독부의 권유로 조선에 진출해 3층 건물의 신식 백화점을 세웠다. 광복 이후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관리인과 주인이 몇 번이고 바뀌다 1963년 삼성에 인수됐다. 현재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 본점의 전신이 미츠코시 백화점이다.
-하와이 피스톨의 과거 ‘살부계’ 존재했던 모임일까
▶Yes. 하와이 피스톨이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장면에서 ‘살부계’가 언급된다. 영화 속에서는 살부계가 친일파인 아버지를 처단하는 자식들의 모임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제 강점기가 아닌 광복 이후 좌우 이념대립 상황에서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아버지를 둔 자식들이 서로 대신 죽여주는 단체였다.
-실제 반민특위 재판에서 염석진과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가
▶Yes. 영화의 마지막에는 법정에서 일본 밀정이었던 염석진이 교묘하게 처벌을 피하는 장면이 나온다. 재판장이 실형 대신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화가 치밀어 재판봉을 내던지기도 했다. 실제는 어땠을까? ‘반민족행위자 특별 조사위원회’(반민특위) 재판정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 국회가 구성한 특별재판소다. 그러나 반민특위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방해로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하고 1년 만에 와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반되고 안보 상황이 위급한 때 경찰을 동요시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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