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도심 도로함몰이 잇따르며 ‘땅밑 공포감’이 커진 가운데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첨단 장비를 활용해 도로 밑 땅굴을 찾는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공사 구간, 연약 지반 등 시내 전역에서 동공 탐사를 벌인다”며 “3차원 도로함몰 지도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동공탐사 업체를 선정했으며 2018년까지 시내 전역에서 동공 탐사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해 송파에서 집중된 함몰 현상이 용산, 신촌 등 다른 도심지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장맛비가 집중되는 7~8월에는 함몰 위험성이 더 커진다.
30일 매일경제가 최근 5년(2010~2014년)간 도로함몰 현상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시내에서는 총 3328건의 땅이 꺼졌다. 이 가운데 32%(1066건)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집중됐다.
지질 취약지역인 송파구에서는 무려 865건이 관측돼 이틀에 한번꼴로 땅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함몰이 잦은 곳은 취약지질 지역 혹은 노후 도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송파구를 비롯해 구로구, 중구, 종로구 등4개구에서는 평균 일주일(6.4일)에 한번씩 함몰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기반암 지역인 강북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다.
서울시 지반정보통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송파, 여의도 일대는 대부분 충적층(모래로 구성된 취약층) 지질로 이뤄졌다. 송파구는 석촌호수에서 수서역~복정역 인근까지, 여의도는 전역이 취약층이다. 도곡역 인근에서 양재천 일대 등 아파트들이 몰려있는 강남권 상당 부분도 충적층 지질로 구성됐다.
도로함몰 원인 1순위는 낡은 하수관이다. 도로 함몰 81.4%가 노후화한 하수관 때문에 발생했다.
시내 곳곳에서 이뤄지는 대형 공사도 주요 원인이다. 대부분 함몰이 노후 하수관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폭 2m 이상 대형 함몰 원인은 96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건축학과 교수는 “취약 지질 특성과 지하수 유출 영향에 맞춰 건축 허가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강남, 여의도 등 취약지역은 지반이 견딜 수 있는 지하수 적정량을 산출해 건축 허가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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