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유명 예물 전문 귀금속 업체가 고객의 돈만 받고 이른바 '먹튀'를 해 피해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원중희 기자! 피해자들이 주로 예비 부부들이라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 업체가 롤렉스나 IWC 등 해외 고가 브랜드의 시계를 시세보다 한 20% 정도 싸게 공급하기로 상당히 유명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평생 언제 이런 비싼 시계 가져보겠습니까. 결혼 때 맞춰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명품 시계 사려고 투자한 예비 부부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업체 사장이 돈만 먼저 받은 다음에 물건을 보내주겠다, 보내주겠다 하며 시간을 질질 끌다가 지난 14일 부터는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인데요.
이 업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항의글이 쇄도하고, 또 서울 강남의 사무실에도 항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피해자들이 얼마나 되나요? 피해 금액은요.
【 기자 】
일단 경찰에 접수된 건 5건, 신고된 금액이 1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업체 까페에 들어가보면, 피해를 봤다는 글이 이미 수십 개입니다.
시계가 고가다 보니 한 사람당 입금액도 적게는 500~600만 원에서 천만 원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요. 한 사람이 시계 4점을 구매해서 6,700만 원을 입금한 사연도 올라와 있습니다.
그래서 추정되는 피해액이 최소 5억 원은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고요.
【 앵커 】
그런데 좀 이상하네요. 보통 정상적인 거래라면 물건을 받으면서 돈을 지불하잖아요. 소비자들은 왜 물건도 안 받고 돈부터 보냈을까요.
【 기자 】
이게 해외 브랜드 시계잖아요. 해외에 직접 주문을 해서 수입을 해야 되니까 수입 시간이 2주 정도 걸린다는 겁니다. 구입을 할 때 돈을 지불하고, 2주 지나 물건을 받는 그런 식이라고 하는데요.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 사시는 분들도 이런 식으로 거래를 하다 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 모 씨 / 피해자
- "수입 명품 시계를 싸게 줘요 다른 데보다. 할인율이 한 20% 이상이라고 알고 있어요. 여기 사장님이 인터넷에서 블로그나 까페로 계속 홍보를 했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처럼 지방인데도 거기서 전화로 구입한 경운데요. 구입을 하고 2주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수입되는데. 그래서 2주 후에 전화했더니, 그게 지난주예요, 이번에는 조금 늦어졌다고. 1주일 정도 더 걸릴 것 같다고. 지방이니까 1억짜리 보험 들어서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이렇게 해놓고…."
【 앵커 】
고객들이 이렇게 선뜻 큰 돈을 보내는 걸 보면, 이 업체가 그래도 꽤 믿음을 쌓고 고객을 많이 확보했던 곳인가봐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 업체의 인터넷 까페가 운영된 게 벌써 지난 2010년부터고요. 그동안 쭉 거래가 잘 이루어져왔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한 번 싼 가격에 구매를 한 소비자들이 친구에게 소개해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고요.
그러다보니 직접 업체에 찾아가서 계약하는 경우도 있지만, 방금 들으신 것처럼 전화로만 얘기하고 먼저 입금하는 경우까지 생긴 거죠.
【 앵커 】
업체 사장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경찰이 쫓고 있나요?
【 기자
네, 경찰은 이제 막 고소가 접수돼서 수사를 시작한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고소장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계속 고소장이 접수된다고 해요.
경찰은 일단 피해자들을 통해서 피해 증거를 확보한 다음에, 업체 대표 김 모 씨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 피해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