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막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각종 신기록이 쏟아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애카니 심바인 선수가 28년 만에 U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이 종목에서 한국의 김국영 선수도 5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육상협회 관계자들은 육상트랙에 주목했다. 하지만 ‘듣도 보도 못한’ 제품이었다. 육상트랙을 만든 회사 ‘플러버(Plubber)’는 전남 함평에 공장을 둔 지역기업이었다. 플러버의 박종오 사장은 경영학(서울대)을 전공한 회계사 출신이다. 그는 2012년부터 가족이 운영하는 플러버에서 사장을 맡고 있다. 박 사장은 “새로운 시장인 육상트랙(롤시트)를 개척하기 위해 회계사를 그만두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2004년 설립된 플러버는 공원과 산책로 등에 탄성고무를 깔아왔다. 2013년 조달청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하면서 육상트랙 시장을 노크했지만 매출은 미미했다.
플러버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광주U대회 육상트랙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육상 트랙은 전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이탈리아 몬도사가 점유해 왔다. 몬도사와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몬도사측은 수주를 위해 가격을 낮추고 거액의 후원금을 내놓겠다고 광주시와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육상협회 등 국제기구에서도 품질이 입증된 몬도사 제품을 선정해 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주시는 플러버를 선택했다.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됐다. 일각에서 품질에 의문을 제기해 광주시의회 의원들이 직접 공장을 방문해 제품 성능을 확인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국제대회 육상트랙은 처음 시공해 여러 곳에서 우려했던 것 같다”면서 “품질과 기술력에는 몬도사 제품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U대회 개막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실사를 통해 국제공인 1등급인 ‘Class-1’인증을 받았다. 박주욱 광주시 경기시설과장은 “플러버 품질이 세계 롤시트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기록을 세운 김 선수도 “좋은 기록을 낸 것은 탄성이 뛰어난 육상트랙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재용 대한육상연맹 이사는 “이번대회에 참가한 국내외 대다수 선수들의 기록이 좋아진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경기당일 바람 등 날씨도 중요하지만 육상트랙이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U대회를 통해 검증된 기술력으로 플로버에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의정부시는 오는 10월 생활체육대축제를 앞두고 종합운동장 트랙을 플러버로 선정했다. 도민체전을 앞둔 경기도 양양군도 플러버 제품을 택했다. 두 지자체 모두 U대회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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